[PRESS] [레몬트리] 디자이너와 조각가가 손으로 만드는 가구 디자이너와 조각가가 손으로 만드는 가구브라운핸즈 몇 년 전, 영국에서 같은 유학생으로 만났던 이들은 첫 만남부터 ‘느낌’이 왔다고 했다.산업디자이너와 조각가로, 너무도 다른 분야의 이들에게 연결고리가 된 공통점은 바로 핸드메이드. 조각가 이준규는 하나하나 자신의 손길이 닿는 가구를 꿈꿨고, 제품 디자이너였던 김기석은 회전이 빠른 공산품 대신 의미 있는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생각이 통한 그들이 힘들 합쳐 브라운핸즈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데뷔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높은 퀄리티의 가구를 선보이는 브라운핸즈가 탄생하기까지, 그 풀 스토리를 들어봤다. Q: 브라운핸즈는 어떻게 시작되었나.둘 다 영국에서 유학을 했는데, 취향이 비슷해서인지 일요일마다 열리는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자주 마주쳤다. 안 그래도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며 서로의 작업을 곁눈질하던 사이라 종종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졌다. 한국에 돌아온 후 이준규가 같이 가구를 만들어보자며 손을 내밀었고, 제품디자인회사를 다니며 공산품에 대한 회의를 느끼던 김기석이 그 손을 잡으면서 브라운핸즈가 시작됐다. 공식적으로 브랜드를 오픈한 것은 지난해 11월이지만, 우리는 약 3년 전부터 공동 제작실을 꾸리고 꾸준히 가구를 만들어왔다. Q: 각자 다른 전문분야가 있는데 함께 작업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예전 직업이 조각가이고 디자이너였을 뿐, 그 사실이 지금의 우리를 방해하지는 않는다. 제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모든 과정을 의논하고 제작까지 함께 하다 보니 누가 조각가 출신이고, 디자이너 출신인지 모를 정도로 경계가 흐려졌다. 가구를 만들 때 난 조각가다. 혹은 디자이너다라는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의 의도대로 디자인과 질감이 표현될까 하는 생각에 집중한다. 물론 생산을 할 때 부딪히는 문제나 구조적인 설계 같은 면은 디자이너였던 김기석이 조금 더 신경 써서 맡고, 제작에 관련된 해결책을 찾는 데는 조각을 전공한 이준규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한다. 각자에게 있는 좋은 점만 공유하려고 한다. Q: 실제 브라운핸즈 가구는 어떻게 만들어지나.한 제품 나올 때 적어도 드로잉이 몇 백 개는 나오는데 거기서 한두 개 골라내서 실제 모형을 작게라도 몇 가지 만들어본다. 재료의 느낌이나 조형성을 보고 괜찮다 싶으면 실물 제작에 들어간다. 손으로 흙 틀을 만들고 거기에 녹인 쇳물을 부어 가구를 찍어 낸다. 이건 청동기 때부터 전해온 방식인데, 틀을 손으로 만들면 가구 하나하나가 다 조금씩 다른 형태로 나온다. 특히 테이블의 경우, 이런 과정을 거친 다음엔 1개월간 땅속에 넣어 보관한다. 나중에 꺼내 보면 빛이 조금 바래 있고 표면엔 오래된 듯한 질감이 나타나 우리의 개성이 담긴 가구가 탄생한다. 기계로 만들어서 똑같은 형태로 수백 개씩 뽑아내는 거, 재미없지 않은가. Q: 특히 이준규 씨, 순수예술을 하는 조각가가 상업적인 가구를 만들며 고민은 없었나.순수예술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작업을 해왔지만 나의 관심이 오로지 조각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상업적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 내가 자주 사용하던 가구의 불편함을 이렇게 저렇게 고쳐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종종 생각했고, 실현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사실 지금 가구도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만들고 있고 어떤 조건에 구애받거나 하지 않으니, 작품을 만드는 것과 개인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듯. Q: 소재와 컬러, 디자인은 누구의 의견으로 정해지나.우리는 하고 싶은 디자인이 있거나 더 좋은 제작 아이디어가 있다면 자유롭게 의논한다. 컬러와 소재 또한 마찬가지다. 일반 가구에서 볼 수 없는 과감한 컬러를 다양하게 활용하려 하고, 몇 대를 이어갈 수 있는 내구성 좋은 소재를 선택하는 것에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누구의 의견’ 인가보다는 ‘어떤 의견’ 인가가 중요해진다. Q: 손으로 작업하는 브라운핸즈 가구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친근감이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새 가구처럼 흠 하나라도 날까 살금살금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게 가장 큰 장점 아닐까.